칼럼마당

역사칼럼

문화재 보호에 앞장서는 국민

한국 불교 의식과 예절

페이지 정보

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06-07-28 17:05 조회27,309회 댓글0건

본문

불교의식과 예절

불교에서 행하는 종교 의식들은 매우 복잡한 절차와 경문들로 구성되어 있어 일반인이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불교 신자들도 일상적인 조석 예불이나 법회 의식에는 적극적으로 참여하지만, 다른 복잡한 의식에서는 이를 집전하는 승려의 인도에 따라 수동적으로 행하는 경우가 많다.
불교의식은 크게 ①예경의식(禮敬儀式), ②공양의식(供養儀式), ③수행의식(修行儀式), ④점안•이운의식(點眼•移運儀式), ⑤장례•천도의식(葬禮•薦度儀式), ⑥재의식(齋儀式), ⑦법회의식 (法會儀式) 등으로 나눌 수 있다.
그리고 그 각각은 또 세부적으로 나뉜다. 예경의식에는 도량석(道場釋)과 조석예불(朝夕禮佛)이 있고, 공양의식에는 불공(佛供)과 진언권공(眞言勸供), 각단불공(各壇佛供) 등이 있으며, 수행의식에는 수계식(受戒式)과 결제(結制) 및 해제의식(解制儀式), 강원상강례(講院上講禮)가 있다.
또한 장례•천도의식에는 시다림(尸陀林)과 다비식(茶毘式), 그리고 각종 천도재(薦度齋) 가 있고, 재의식에는 영산재(靈山齋), 수륙재(水陸齋), 예수재(豫修齋) 등이 있다. 이러한 불교 의식은 대체로 매우 복잡한 절차와 의식문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전문적으로 해당 의례를 집전할 수 있는 승려가 아니면 이해하기 쉽지 않다. 다만, 여기서는 현대사회를 사는 일반인들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도량석과 조석예불, 그리고 불교신자들의 삶에 가장 깊이 뿌리내리고 있는 다비식과 천도재에 대해서 몇 가지만을 간단히 설명하도록 하겠다.

[1] 도량석(道場釋)

사찰에서 예불을 행하기 전에 도량을 청정히 하기 위해 행하는 의식이다. 도량이란 불도를 수행하는 장소, 즉 절이나 포교당, 또는 암자를 말한다. 대개 절에는 사원청규(寺院淸規)가 있어 대중들이 일정한 규칙에 따라 생활한다. 저녁에는 10시에 자고 아침에는 3시에 일어난다. 잘 때는 취침종을 울리고 아침에는 도량석을 해서 잠을 깨우는 것이다.
부전스님이 먼저 일어나 큰 법당에 향과 촛불을 켜고 삼배를 한 뒤 법당 앞으로 나와 목탁을 낮은 소리로부터 점차 높은 소리로 올렸다 내리는 것을 세 번하고 목탁에 맞추어 {천수경}, [사대주], [약찬게], [참회게], [참선곡] 등을 필요에 따라 택하여 송하면서 도량을 돈다. 법당을 돌아서 염불을 마칠 즈음에는 법당 앞 정면에 이르게 된다. 이 때 목탁을 세 번 내리치고 마친다. 절 안의 대중들은 도량석을 듣고 모두 일어나 예불 준비를 한다.
도량석은 하루 일과 중 도량 내에서 행하는 최초의 의식으로 도량을 맑게 하고, 도량 안팎의 호법신장(護法神將)이 예불심을 일으키게 되어 모든 잡귀를 몰아내며 주위의 짐승과 미물에 이르기까지 피해를 입지 않도록 안전한 장소로 들어가게 하는 자비의 뜻도 있다. 한국의 불교 사원에서는 보통 새벽 3시에 도량석을 한다.

[2] 조석예불(朝夕禮佛)

절에서 아침과 저녁에 부처님께 예배하는 의식으로 수행의 공식적인 시작이며 하루를 반성하고 마감하는 의식이다. 절의 모든 대중은 이 의식에 꼭 참석해야 한다. 구체적인 절차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아침예불 때에는 도량석을 돌 동안 대중은 모두 일어나 세면을 하고 법당에 들어가 우선 불전에 삼배를 드리고 조용히 앉는다. 도량석이 끝나는 것과 함께 낮은 소리로부터 종송이 시작되고 이어서 사물(四物)이 울린다. 대개 북을 치고 대종을 아침 28회, 저녁 33회 타종하고 목어와 운판을 친다.
부처님을 모신 불단의 상단에 예불할 때에는 차나 옥수(玉水)를 공양하고 다게례(茶偈禮)를 한다. 아침예불에는 차를 올리는 다게례를 행하고 저녁예불에는 향을 올리는 오분향례(五分香禮)를 행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요즘에는 아침예불에도 오분향례를 행하는 경우가 많다. 오분향례란 부처님이 갖추신 다섯 가지 공덕을 찬탄하는 의식인데, 향을 피워 공양을 올리면서 그 공덕을 다섯 가지 향에 비견하여 찬탄하는 의식이다.
계향(戒香) 정향(定香) 혜향(慧香) 해탈향(解脫香) 해탈지견향(解脫知見香)

광명운대(光明雲臺) 주변법계(周邊法界) 공양시방무량불법승(供養十方無量佛法僧)

헌향진언(獻香眞言) 옴 바아라 도비야 훔
다게례나 오분향례를 한 다음에 온 대중이 함께 예불문에 맞추어 삼보에 귀의한다는 장엄한 예불을 드리게 된다. 예불문의 첫 문구인 \'지심귀명례(至心歸命禮)\'는 지극한 마음으로 자기의 생명을 던져 귀의하는 예절이라는 뜻이다. 그 다음 예불문의 세부적인 내용은 삼보에 귀의하고, 문수보살, 보현보살, 지장보살에 귀의하고, 전등해 온 일체의 선지식들께 귀의하며, 그 덕을 찬탄하고 원을 세우며, 온 중생에 회향(廻向)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어 축원문을 낭독하게 된다.
불단의 바로 아랫단인 중단에는 대개 {반야심경}을 독송하여 끝나게 된다. 이후는 각 사찰에 맞게 참선과 정근 등의 일정을 진행한다.

[3] 다비식(茶毘式)

불교의 장례의식 중에서 특히 화장의식(火葬儀式)을 가리키는 말이 다비식인데, 대개 불교의 장례식을 통칭할 때 쓰인다. 다비식의 진행과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나무와 숯, 가마니 등으로 화장장을 만들고 거기에 관을 올려놓은 뒤 거화편(炬火篇)을 외운다. \"이 불은 삼독의 불이 아니라 여래일등삼매(如來一燈三昧)의 불이니... 이 빛을 보고 자성의 광명을 돌이켜 무생을 깨달으라\"는 구절이다.
불은 5월과 9월에는 서쪽부터 거화하고, 2월과 6월과 10월에는 북쪽부터 놓으며, 3월과 7월과 11월에는 동쪽에서, 그리고 4월과 8월과 12월에는 남쪽에서부터 놓는다. 불이 타면 아미타불을 모신 미타단에서 불공을 드리고 영가를 일단 봉송한 뒤에 위패를 만들어 창의(唱衣)한다.
시신이 어느 정도 타면 뼈를 뒤집으며 기골편(起骨篇)을 하고 완전히 다 타서 불이 꺼지면 재 속에서 뼈를 수습하며 습골편(拾骨篇)을 하고, 뼈를 부수면서 쇄골편 (碎骨篇)을 하고, 마지막 재를 날리면서 산골편(散骨篇)을 한다. \"한번 뒤집으니 허망한 몸뚱이가 마음대로 구르며 찬바람을 일으킨다. 취해도 얻지 못하고 버려도 얻지 못하니 이것이 무엇인가. 뜨거운 불 속에 한줌의 황금뼈를 이제 쇠소리가 쩡그렁하며 뼈들을 부수어 청산 녹수에 뿌리노니 불생불멸의 심성만이 천지를 덮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이렇게 법문을 외우면서 환귀본토진언(還歸本土眞言)인 \'옴 바자나 사다모\'를 외며 마지막으로 연꽃 모양의 보련대(寶蓮臺)에 오르도록 권한다.

[4] 천도재(薦度齋)

천도의식은 망자의 영혼을 좋은 극락으로 보내기 위한 의식이다. 주로 독경, 각종 법회, 시식, 불공 등으로 행해지며 그 종류도 49재, 100일재, 연년기제, 소상, 대상 등 정기적 천도재와 물과 육지에서 헤매고 있는 외로운 혼령들에게 법과 음식을 베풀어 구제하는 수륙재(水陸齋), 특별히 필요에 따라 시설하는 부정기적인 천도재 등이 있다. 정기적인 재의 경우 7일부터 49재와 100일재, 소상, 대상을 합하여 10번을 하는데 이는 명부시왕(冥府十王)에게 심판을 받는다는 명부왕 신앙에 근거한 것이다. 이중에서도 49재를 가장 중시하는 것은 명부시왕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염라대왕이 49일째 되는 날 심판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행하는 의식절차에 따라서 상주권공재 (常住勸供齋), 각배재(各拜齋), 영산재(靈山齋) 등의 몇 가지로 나뉜다. 가장 일반적인 것이 상주권공이고, 여기에 명부신앙 의례를 첨가한 것이 각배재이며, 법화신앙을 가미한 것이 영산재라고 보면 된다.
절차는 시련(侍輦)에서 영가를 맞아들이고, 재의식에 앞서 영가에게 법문을 설법하는 단계인 대령(對靈)에서는 영가를 간단히 대접하여 예배케 한다. 관욕(灌浴)에서 불보살을 맞이하기 위하여 영가를 목욕시키고 신중작법(神衆作法)으로 불법의 도량을 잘 수호하도록 모든 신중들을 맞아들인다. 상단권공에서 불단에 공양드리고 법식을 베풀어 받게 한다.
다음은 봉송의 차례이니, 주인공 영가와 모든 외로운 영혼들이 법다운 공양을 하고 법문을 들었으니. 이제 극락세계로 떠나야 할 것임을 알리는 절차이다. 각 시식으로 영가를 대접하고 봉송편에서 불보살을 배송하고 소대(燒臺)의 위패를 불사름으로써 영가를 배송한다. 위패를 태울 때에는 삼보에 귀의하여 염불과 독경의 공덕으로 이런 저런 인연과 속세의 번뇌를 끊고 무릇 극락왕생하도록 축원하고 법문을 들려주어 왕생을 기원한다. 이어 회향게를 외게 되면 모든 의식은 끝난다.

본 자료는 한국학중앙연구원 자료입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